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독일어 A1부터 Telc C1 Hochschule까지 ②

2021-05-07

독일어를 한국에서 A2까지 공부하게 된 것은 다가 오는 출산때문도 있었고, 두 명의 학원비도 만만치 않았다.

또 임신을 하고 나서 독일어 공부를 시작했고 막달 때는 방통대 공부와 독일어 공부까지는 못할 것 같아서 독일어 공부는 그냥 쉬기로 결정했다. 근데 다시 1년 반 뒤에 독일에 와서 독일어 공부를 시작하니 처음에는 쉽지 않았다. 그래도 한국에서 조금 해와서 인지 Intergrationskurs까지는 금방 취득할 수 있었다.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몰입해서 하기

나는 몰입해서 공부하지 못했다. 예상치 못한 일들이 우후죽순 발생했다.

B1 이후 곧바로 B2수업을 듣고 싶었다. B2부터는 내가 시간적으로 참석할 수 있는 수업이 없었고, Kinderbetreuung(수업하는 동안 아이를 봐주는 곳)도 해주는 곳이 없었다. 여전히 유치원 자리를 찾지 못한 상황이이서, 낮에는 만 2살 아이를 돌보고 저녁에 독일어를 배우는 일을 3개월 정도 한 것 같다. 하지만 이 일은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아이를 재우고 남편 퇴근 후 저녁 수업에도 가다가 지각은 밥 먹듯이하고, 결국 공부도 안되고 몸이 아프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소음으로 이웃과 다투는 일이 일어났다.

독일어 수업 중, 아마도 기억해 놓으려고 사진 찍어 두었겠지?

그 일로 2년 이상은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아주 많이 힘들었다. 급하게 이사를 가야했고, 아주 큰 충격을 받았었다. 이 사건은 여전히 내게는 큰 상처로 남아있다. 그 일로 한국에서 몇 개월간 있기도 했었다. (이 때 한국에 다녀오고 독일어를 다 잊어버리는 마법같은 경험도 했다.)

그 때 그냥 천천히 하자라고 마음을 고쳐먹었다.

세번째 다시 독일어 공부 시작

또 다시 독일어 공부를 시작한 것은 아이가 유치원을 등교하면서 부터다. 나는 독일어를 거의 VHS(Volkshochschule)에서 배웠다. (관련 글 바로가기 : 독일어 저렴하게 배우기: VHS)

이런 자유로운 생활이 얼마나 익숙해졌을까. 아이가 유치원에 등교하고 곧 코로나로 유치원을 못가게 되는 일이 발생하게 된다. 남편은 그 때 이후부터 지금까지 재택근무를 한다.

5년 정도의 시간 동안 독일어를 했다가 그만 두었다를 반복하면 사실 너무 짜증나고 지쳤다. 하지만 C1 수업에 가면 독일인 남편이랑 독일어로 생활하는 사람이 6년, 10년 살고도 여전히 C1 Hochschule(링크 : Telc Hochschule 시험정보와 테스트 예시)를 못 따서 수업을 듣는 애들이 수두룩하다.

온라인 상에서는 전혀 모르던 독일어를 1년만에 C1까지 배워서 독일 대학교에 입학 했다거나 취업 했다는 사람들을 가끔 본다. 몇 년간 독일어를 배우면서 알게 된 사람 중, 외국인을 포함해서 주변에는 이런 사람은 한 명도 못봤다. 그러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운 좋게 시험을 잘 봐서 그랬을 수도 있고, 이미 영어(혹은 독일어와 비슷한 다른 외국어)를 잘하는데 독일어를 조금 하니 일의 기회가 생겼을거다. 그러니 나는 바보인가? 쭈구리인가? 라고 할 필요가 없다. 내가 처음에 독일어 배울 때 조급함을 가지고 이렇게 자책을 많이 했었다. 🙂

내 생각에는 2-3년 정도만 독일어를 몰입해서한다면 C1까지 혹은 최소 B2까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더 오래 혹은 천천히 하면 또 어떤가. 몰입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은 것은 너무 당연하지만 외국어 시험을 위한 공부는 정말 지친다.

독일어 증명서로 독일에서 뭐 할 수 있지?

독일어 증명서로 독일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은 많다. C1 수업에 가면 만날 수 있는 아이들 중에서 대부분은 오랫동안 살아서 독일어를 참 잘한다. 대부분은 독일어 배우던 도중 이런 저런 일들로 그만뒀다가, 다시 뭔가를 하고 싶은데 독일어 자격증이 필요해서 학원으로 돌아오는 경우다. 외국인은 최소한 B2 성적은 있어야 자격 혹은 기회가 생긴다.

독일어 수업 중 언젠가

B2 자격증이 있다면 Ausbildung을 시도하면 되고, C1까지 했다면 학교를 입학할 수 있다. 그런식으로 회사 혹은 학교를 가서 어쩔 수 없이 독일어를 해야만 하는 생활에 노출이 되다면 독일어로 독일 사회에 어느정도 입문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예상한다. (경험해본바 없기에 모름.)

결과적으로 나는 C1를 따는데 5년 걸리긴 했다. 여전히 독일어를 잘 못한다.

독일어를 공부하고 올지, 독일에서 새롭게 시작할 지 결정하는데 도움이 될까 경험을 올려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