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독일 : 물과 석회에 대하여

2022-04-10

독일 물에 대해서 써보고 싶었다.

한국 물이 얼마나 좋은 지는 독일 오기 전에는 정말 몰랐다.

뭐… 막연하게 유럽 물이 안 좋다는 건 알았다. 그런데 살아보니… 안 좋은 것도 안 좋은 거지만… 생활하는데 물의 석회 때문에 귀찮은 일이 많다.

독일은 정말 물…. 정말 안 좋다.

식기세척기를 보면 안다.

몇 년 전 한국에 방문했을 때 식기 세척기를 구경한 적이 있다.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유는 세제 구멍이 딱 하나 밖에 없어서다.

독일은 세제 구멍이 무려 3개다.

소금 넣는 칸, 세제 넣는 칸, 건조할 때 얼룩 방지 등의 세제를 넣는 칸.

우리나라에 다른 세제를 넣는 칸이 없는 이유는 물이 좋아서 라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또 우리나라에는 설거지 후 식기를 천으로 닦는 문화가 없다. (요즘에 그런 사람들이 있을 수 있지만… 🙂)

왜냐면 자연 건조를 시켜도 물 자국이 거의 남지 않기 때문이다. 유럽에 존재하는 설거지 후 천으로 식기를 닦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석회가 한 몫 했다고 확신한다.

독일 식기세척기에는 세제 넣는 곳이 보통 세 개나 있다.

주방 청소와 화장실 청소 ‘정말’ 정기적으로 해야 한다

주방과 화장실 청소를 정기적으로 그리고 꼼꼼히 안 하면 깜짝 놀랄정도로 더러워진다.

칼크(석회)가 굳어서 수도에 하얀 덩어리가 덕지덕지 붙어있다. 그만큼 칼크에 관련 된 세제도 많다. 주방용, 화장실용, 변기용 등등. 정말 다 필요해서 있는거다.

싱크대, 욕조, 샤워기, 세면대 으……

화장실에 있는 이거 칼크 때문에 있는거다. 이 손잡이를 가끔 한 번씩 돌려주라고 했다.

석회때문에 있는 화장실의 이것

물과 관련 된 모든 가전제품

물이 닿는 모든 가전제품은 정기적으로 해야만 한다. 한국에서 처럼 청소하면 절대 안 된다.

이전에는 물과 관련 된 가전제품이 이렇게 많은 지 몰랐다. 세탁기, 가습기, 식기세척기, 커피머신, 포트 등 정말 꼼꼼하게 레몬과 소금 혹은 식초로 청소해야 그나마 유지할 수 있다.

물포트를 구입하면 미세망 같은게 있는데 그게 도대체 어디에 쓰는건가? 생각해 본 사람이 있을텐데…. 수돗물을 그대로 물포트에 사용하면 석회가 덩어리져서 종이처럼 둥둥 떠다니게 되는데 그걸 거르는 망이다. 한국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

이전에 한국에서 취미로 수제맥주를 만들 때 어떤 사람이 맥주 제조 중에 석회가루를 살짝 뿌리기에 물어본 적이 있다. 독일 맥주가 맛있는 이유와 풍성한 거품의 이유를 독일 식수에 다량 포함된 석회때문이 아닐까하는 상상력에서 시작했다고 했다. 럭셔리 한 생각이다.

물에 예민한 사람이라면……

여기 정말 곤란합니다만…… 공기는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