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독일 이민 실패?

2022-05-02

이 곳에서 알게 된 여러 한국인 가족들이 있다. 일부러 한국 사람를 찾거나 한국인들이 많은 곳은 가지 않았어도 우리 가족은 베를린에 살아서 그런지 우연히 꽤 알게 되었다.

대부분 재이민 혹은 한국에 갔다.

그 중 많은 한국인 가족은 독일을 떠났다. 일찍 이 곳은 우리와 안 맞구나를 느끼고 다른 외국으로 간 가족도 있고, 학위를 마치고 다시 한국으로 간 가족도 있다.

되돌이켜 보면 내가 알던 사람들 중 국제 결혼을 제외하고 한국인 가족은 거의 다 돌아가는 것 같다. (가끔은 국제결혼한 사람들도 한국으로 가기도 한다.)

유학생도, 나도 가끔 한국에 가고 싶다.

내가 특히 신기하다고 생각한 것은 독일로 유학 온 학생들 조차도 졸업해서 한국으로 가고 싶어 한다는 점이다. 독일 오기 전, 한국에서 만난 독일 유학생한테 처음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그 분의 경우만 그런건가 싶었다. 그런데 요즘에 한국 유학생과 이야기 해보면, 그건 그 분만의 경우는 아닌거 같다.

또 갑자기 기회가 되서 주재원으로 온 가족들도 미국이나 호주의 경우는 살아보니 한국보다 좋아서 머무는 경우도 있는데…(요즘에는 잘 모르겠다. 십 몇 년 전에는 그랬다.) 독일은 계획 된 시간이 되면 한국으로 거의 다 돌아가는 편인거 같다.

회사에서 3년, 5년,10년마다 퇴사하고 싶은 마음이 강력하게 드는 것처럼.. 우리 가족은 이 곳에 산 지 만 5년이 되어서 그런건지.. 나도 위에 가족들처럼 탈독일을 가끔 생각한다.

재이민 혹은 한국행은 이민실패?

‘이런 사람은 이민에 실패한다’ 이런 글을 이민 전에 찾아 본 것 같기도 하다.
지금 생각하면 여러가지 면에서 말도 안되는 글이라고 생각한다. 왜냐면 몇 십년 전과 다르게 요즘 이민은 과거와 환경적으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20년 전만 하더라도 전화 한 통하려면 엄청난 비용을 냈어야만 했는데,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비디오콜이 가능한 시대다. 육체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분리 되어있지 않은거 같다.

과장해서 말하자면, 내가 요즘 느끼는 건 독일에 사는게 다른 언어와 다른 방식의 삶을 사는 동네로 이사한 느낌정도 인거 같다. 이 동네가 한국보다 내게 더 많은 기회를 주는 것 같아 보여 이사 한 것정도 말이다. 이미 서로 왕복이 잦은 유럽 내에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까. (바로 옆에 있는 나라이지만, 서로 언어와 문화가 다른 건 우리와 같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갔다고 혹은 다른 나라로 갔다고 이민을 실패했다고 말하는 것 자체가 웃기다고 생각한다. 살아보니 이 동네가 마음에 안들어서 혹은 다른 곳에 내게 더 많은 기회를 주니 그 곳으로 이사가는 거 그 뿐이다. 저 동네가 나아 보여서 이사하는 게 오히려 성공 아닐까? 도대체 어떤 경험에 성공, 실패를 논할 수 있을까.

그래서 독일로 오기 전에는 ‘우리가 이민에 실패하면 어쩌지?’에 대해 생각했다면, 지금은 이 물음에 대해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하지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민이 잦은 호주나 캐나다, 미국과 다르게 ‘한국 사람들은 왜 독일에서 떠나고 싶어할까’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