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독일 직장 생활 장점 1 : 병가

2021-10-07

직장 생활하면서 아파 본적 있는가?

한국에서 직장생활 할 때 기억이 난다.

몸살 감기가 있고 코가 막혀서 숨쉬기 힘들지만, 회사 앞 약국 들러서 감기약 먹고 출근을 했다. 약 먹고 효과가 없으면 점심 시간에 병원에 잠시 들러 주사 맞고 일을 했다. 아파도 출근하고 강한 모습을 보이는게 미덕이었다. 절대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되었다.

소중한 연차를 지키기 위해서 약먹고 주사 맞고 일 했다

그래도 너무 아파서 침대에서 일어나지 못할 때만 내 소중한 연차를 이용해서 쉬었던 기억이 있다. 이런 기억이 있어서 그런지 독일에서 직장 생활하는데 병가는 나에게 큰 장점이다.

독일에서 병가는 연차와 별개다.

너무 유명한 이야기지만 독일에서 병가는 연차와 별개다. 감기가 있거나 어디가 아파서 일할 컨디션이 아니라면 그냥 쉬면 된다.

회사에 아파서 못 나간다고 얘기를 해주면 된다. 3일은 진단서 없이 가능하고, 그 이상이면 의사 진단서를 받아야 한다. 적절한 번역이 없어서 진단서라고 표현했지만, 엄연히 말하면 의사가 끊어준 병가 증명서다.

병가는 아주 흔한거라 아프다면 일주일은 쉽게 끊어준다. 오히려 의사가 언제까지 쉬면 될지 나에게 묻기도 한다. 이런 문화가 익숙하지 않는 나는 처음에 소심하게 이번주 주말까지 쉬면 괜찮을꺼 같다 라고 의사에게 말하곤 했다.

오래 아프면 얘기가 복잡해지지만. 최대 6주의 연속적인 유급 병가가 보장된다.

독일 의사는 차 마시고 쉬라고 처방을 해준다

아파서 쉬는게 눈치 보이는가?

독일 병원에 가보면 약 처방을 거의 하지 않고, 주사를 놓는 일은 거의 없다. 아프면 차를 마시고, 쉬어서 몸이 알아서 치료해야 한다고 믿는다. (독일에 와서 바이러스성 감염과 세균성 감염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게 되었다.)

마찬가지로 회사에서 동료와 상사는 아픈 채로 버티기 보다는 잘 쉬고 건강한 상태로 일터로 돌아와야 한다는 분위기이다. 또한 감기가 있다면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옮기기 때문에 아픈 채로 출근하는 것을 민폐로 여기기도 한다.

그리고 누구나 아플 수 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것으로 간주 한다. 일에 차질이 있어서도 절대 비난 하지 않는다. 이런 문화가 있기 때문에 마음 놓고 쉴수 있다.

악용하는 사례도 많긴 하다.

당연히 병가를 악용하는 모랄 해저드가 존재 한다. 아프다고 거짓으로 얘기해도 진단서는 3일 이상 쉬어야 할 때만 제출해야한다. 그리고 진단서 잘 끊어주는 의사를 찾아가면 병가를 오래 받기도 쉽다.

이렇다 보니 주말을 껴서 아픈 사람도 있고. 긴 휴가를 끼고 아픈 사람도 당연히 있다. 심증은 있어도 물증이 없으니 당연히 악용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