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2021 베를린 마라톤 준비와 후기 (스압)

2021-10-01
베를린 마라톤

2021년 베를린 마라톤을 준비하고 직접 달려 본 경험을 공유한다.

베를린 마라톤 도전을 하게 된 계기

몇 년 전 어느 일요일 베를린 마라톤을 우연히 구경하게 되었다. 그 때 나도 한번 뛰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2020년 9월, 코로나로 인해 몇 개월 자택 근무를 지속 하면서 운동 목표로 베를린 마라톤을 뛰기로 결심했다.

베를린 마라톤 신청은 1년 전에

거의 1년 전인 2020년 10월에 베를린 마라톤 웹사이트에서 신청을 하고 기다렸다.

신청한다고 모두 뛸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추첨을 통해서 뛸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추첨결과는 12월에 나왔다. 운 좋게 추천이 되어 125 유로 참가비와 추적칩 대여 6 유로 추가해서 총 131유로를 지불했다.

마라톤 준비

몇년 동안 거의 운동을 안 했기 때문에 처음 달렸을 때 1km 도 못 달리고 지쳐 버렸다. 그래도 목표가 있으니 새로운 신발도 사고 운동복도 사고 꾸준히 연습했다. 한 달 정도 달리니 2km 정도는 편해졌다. 8개월 정도 지난 4월 쯤은 되서야 5km 가 편해졌다. 그래도 10km 를 달리는 게 정말 힘들었다. 특히나 무릎이 원래 좋지 않아서 뛰는 운동을 안했는데, 잦은 무릎 통증으로 운동을 쉬는 때가 많았다. 그래도 목표가 있으니가 회복을 하면 다시 뛰었다.

목표는 마라톤 완주

3달이 남았을 때 훈련 양을 많이 늘리기 시작했다. 거리를 늘려가며 10km 는 여유 있게 달릴수 있게 되고, 15km 그리고 20km 까지는 잘 달리수 있게 되었다. 그래도 30km 이상 달려보지 않았기 때문에 짧은 시간 보다는 마라톤 완주를 목표로 했다.

대회 3일전 마라톤 엑스포

마라톤 엑스포에서 등번호를 받을 수 있었다. 그 외에 이 곳에서 다양한 마라톤 관련 행사가 열린다. 올해는 코로나 검사나 예방접종을 증명해야 마라톤 참가를 할수 있었다. 그리고 백신을 확인했다는 표시로 파란색 팔찌를 채워줬다. 여기서 마라톤 기념 티셔츠도 파는데, 한장 살까 고민하다가 사지는 않았다.

마라톤 엑스포
백신 확인 후 입장이 가능하다
마라톤 엑스포
더 이상 쓰지 않는 공항을 다양한 용도로 사용 한다
공항 전광판이 그대로 남아 있다

활주로를 통해서 마라톤 엑스포에 들어가게 된다
입구가 저 멀리 보인다
마라톤 굿즈를 판매 중이다
등번호를 받았다.

마라톤 출발 전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을 지나서 출발 장소로 향했다. 브란덴부르크 문은 베를린 중심에 있는 문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광화문 같은 장소이다. 독일 국회의사당인 라이스탁을 지나서 입장했다. 나는 처음 참가하는 사람이라서, 제일 늦게 뛰는 H조이다.

42km 를 뛰게 되면 보일 브란덴부르크 문
다들 스트레칭하고 출발 준비를 하고 있다

출발 준비

출발선이 있는 도로로 향하고 있다.
제일 느린 H조는 제법 나잇대가 있는 참가자들이 많다
출발한다!

출발!

한시간 전에 도착하고 줄을 따라 출발선으로 가니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뛰면서 보니까 정말 많은 사람들이 달리고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조금 오버페이스 하는 것 같아, 앱으로 내 페이스를 체크하면서 무리 하지 않았다.

물은 거의 5km 마다 마실수 있는데 수돗물인 것 같다. 10km 마다 바나나와 사과 등이 있고, 에너지 드링크는 없다. 그리고 간간이 화장실이 설치 되어 있다.

페이스 조절에 힘쓰니 다들 나를 지나치고 있다

응원 나온 베를린 시민

여기저기서 구경 나온 응원하는 베를린 시민들을 만날수 있었다. 친구와 가족을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마라톤에 도전하는 이들을 위해서 ‘할 수 있다’ 고 응원하는 사람들을 만날수 있었다. 베를린 시내를 뛰면서 악기를 연주하고 드럼을 치는 그룹 부터, 베를린 답게 DJ 들이 길거리에 스피커를 가져다 놓고 테크노 음악으로 응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베를린 마라톤
아직은 사람들 모여 있다.
프리드리히 스트라세 쯤인것 같은데 이 쪽 지리가 익숙하지 않아 그냥 앞 사람 보고 뛰었다

22km

하프 마라톤은 연습하면서 뛰었기 때문에 괜찮았다. 하프 이 후부터 많이 지치기 시작했다. 연습할 때는 신호 대기하며 스트레칭을 했는데, 실제로 대회에서는 한번도 쉬지않고 뛰었던게 무리가 되었던 것 같다.

여기서 부터 슬슬 포기하는 사람과 걷는 사람이 늘어난다

32km

가장 힘든 시점이라고 들었는데, 실제로 그랬다. 근육에 힘이 빠지기 시작했고, 몸 전체가 지쳐갔다. 그리고 다리 전체가 아프기 시작했다. 다행이 이 지점에 가족의 응원이 있어서 힘내서 뛸 수 있었다.

35km 다. 그러나 나는 점점 느려진다.

38km

38km 정도 되었을 때 처음으로 걷기 시작했다. 달리는 속도가 비슷해지고 지쳐서 1km 정도는 걸어갔다. 걸으면서 시간이 많이 늘어나게 되었다. 초반에 페이스 조절 했지만, 내 근육을 더 이상 말을 듣지 않았다. 여기서 부터는 정신력으로 간다.

다 왔다. 힘내자

마지막 1km

이제 몇 번 길을 꺾으면 골인 지점이 보인다.

여기를 지나면 골인 지점이 보인다!
골인 지점이 보인다!

42.195km

5시간만에 마라톤을 완주 했다. 사실은 4시간 대에 완주하기를 기대했지만, 완주한것 만으로 기쁘게 생각한다. 들어오면 완주 메달을 받고 이제 맥주를 마시러 가면 된다.

다음 목표는?

마라톤을 완주하는 버켓 리스트 체크. 이제 새로 도전 할 목표를 찾아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