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16년 12월 둘째주

2021-05-11

 

# 부처님…

어쩌다 독일에서 요가의 상징이 되셨습니까.

독일에서는 집에 부처님 좌상 하나정도는 있어야 요가 좀 하는 사람으로 쳐주는 것 같아보입니다.

새롭고 진화된 교리전파 방법으로는 괜찮은 것 같긴 합니다만…

아직 저는 적응이 안됩니다, 부처님.

 

# 이 곳에서는 나이 지긋한 부부가 혹은 나이 든 연인들이 손잡고 다니는 모습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늦바람인가. 의심을 했다.

한국이라면 등산 가방을 따로 매고 등산을 가는 길인지부터 확인했을거다.

‘가방을 따로 맸으면 저거 지꺼아니여-‘ 라고 아빠가 말해준 걸 확인하면 되니까.

 

하지만 뭐 동네에서 너무 자주 보니까 우리 부부의 손이 조금 민망해 질 때도 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면 자동적으로 자문하게 된다.

‘우리도 나중에 흰머리 파뿌리가 되어도 손잡고 슈퍼에 가고 은행에 가고 할까?’

 

자답은 쉽다.

‘뭐… 지금도 손잡고 다니지 않는데…’

우리도 가끔 따라서 손을 잡지만, 할매 할배가 뇌리에서 사라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놓은 줄도 모르고 걷는다.

에이… 사랑하면 됐지 뭐-

 

# 아침에 일어나면 “사랑해”라고 말하자고 남편이 지난주에 제안을 했다.

시작한 날부터 둘 다 잊고 안 하고, 다음날에도 아침에 일어나서 안 하길래 물었다.

‘아니, 님하 먼저 제안하고 왜 안 하냐’고 하니까 대답은 ‘내가 먼저하길 기다렸다’고 한다.

나 원 참.

그렇다면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서 아들에게 꼭 껴안으며 사랑한다고 말하지-

우리 예쁜 아들- 사랑해!! 남편한테는 ‘나도-‘라고만 말할거다.

 

# 하는 짓이 점점 더 귀여워지는 아들.

말을 더 잘 이해하고, 내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한다.

재울 때에는 코를 골며 자는 척하는데, 그걸 따라하는게 그렇게 귀엽다.

또 메탈을 뺀 모든 음악에 머리를 흔들고 발을 구르는 모습도 예쁘다. 지난 주부터는 나도, 남편도 가르쳐주지 않았는데 싫다는 표현으로 고개를 흔든다.

그러면서 그게 재미있는지 다 싫다고 좌우로 고개를 흔든다.

귀엽다.

잠만 좀 더 많아지면 좋겠는데… 아니다. 이번주에 잠을 평소보다 많이자니 그것도 걱정이 되더라.

그냥 건강하게만 자라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