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17년 1월 둘째주

2021-05-14

 

# 새해 시작이 무섭게 새롭게 시작한 일들이 많은 한주다, 아들아.

엄마는 독일어 공부한다고 학원에 가고, 아들은 엄마가 수업 듣는 동안 학원에 있는 Kinderbetreuung에 갔어. 처음으로 엄마랑 4시간 떨어져있었지.

첫번째날은 엄마가 갑자기 없어져서 놀랬을거고, 두번째 날마저도 어리둥절 했을거고, 세번째날은 드디어 알아차린 것 같았어.

세번째 날에 너가 많이 울더라고.

엄마가 매몰차게 갔지만 문앞에서 너 우는 소리 다 듣고 있었어.

수업듣는 동안 마음이 안 좋아서 공부도 안되고 계속 집에만 오고 싶었지.

쉬는 시간마다 아들이 잘 놀고 있는지 문 밖에서 소리를 귀기울이고 있었어. 아들 적응할 시간도 안 주고 엄마가 곧바로 가서 많이 속상했을거 같아.

다음주 월요일에 또 그래야할 거 같은데.. 엄마도 금요일부터 계속 독일어 학원에 가고 싶지 않을 정도네.

어떻게 해야할까?

내일도 더 고민해볼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자. 아들아.

 

# 너와 내가 그리고 아들과 손을 마주잡고 가는 그 느낌이 참 좋았다.

이 느낌이 특별히 더 좋다는 건 가족이어서 일까.  아들이 부쩍 많이 성장했다는 걸 많이 느끼는 요즘이다.

사랑한다 아들아. 먹는 것은 모두 키로 가야만 한다!

 

# 찔끔찔끔하긴 했지만 짧아진 집중력에 덜하게 되었던 독일어 공부를 이제 VHS에서 intensive로 듣게되니 살아있는 느낌이든다.

추운날씨에 움츠려들게 되고 몸은 꾸부려지게 되지만, 이래저래 움직이기로 했으니 움직이게는 된다.

우선 어떻게 시작은 했는데 끝을 보게 될지 궁금하다.

 

# Kita vs. Kinderbetreuung

아들이 갈 수 있는 Kita가 있어서 곧바로 다음주부터 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아들에게 적응기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이틀 이리저리 고민을 해보다가 생각보다 쉽게 결론을 냈다.

아마도 아들이 유치원 적응에 하는데에 내가 필요한 이유를 원장이 지나가듯 말했는데, 그게 나를 설득한 것 같다.

“우는 아이를 한 명이 도맡아 돌볼 수 없다.”

아들이 VHS에 있는 Kinderbetreuung에 나와 곧바로 4시간 떨어져 있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아마도 그 곳에는 돌봐줄 사람이 1:1로 가능해서였나 보다.’ 라는 생각도 들었다.

굉장히 웃긴 것은 방금 전까지만 해도 아들을 학원에 있는 Kinderbetreuung에 보내기 싫어서 짱돌을 굴렸었다는 거다.

그런데 또 다르게 생각해보니 훨씬 더 좋은 상황에서 도움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금요일은 특히 떨어지면서 부터 아들이 많이 울어서 어제 오늘 속상했다.

괜히 상처 받지는 않았을까 하고 말이다.

지금도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내가 볼 수 없는 공간에 아들이 있으니 아들이 폭력에 노출되는 건 아닐지 괜한 걱정이 들었다는 거다.

하지만 독일 유치원에서 일을 하는 독일인 친구 A에게서 들은 바, 독일에는 절대 발생할 수 없는 일이라기에 마음을 놓으려고 한다.

 

그래서 결국 내린 결정은 내가 좀 더 힘들겠지만 B1를 마칠 때까지 나와 아들은 매일 아침 1시간 걸려 VHS Mitte로 출근해서 다닐거라는거다.

 

# 한 Kita가 지나가면 또 다른 Kita가 오겠지.

 

# 신기한 것은 움직이지 않으면 한 없이 움직이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고.

움직이면 더 많이 움직이려고 한다는 것이다. 힘들지만 아직 젊으니까. 힘.

 

# 좀 더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VHS에서 외국인 친구들이 수업에서 말하는 것처럼.

말하기든, 살아가는 방법에 있어서든 후회없이우선 뱉어보는 것이 최고인 것 같다.

아지매, 당황하지 말고 뻔뻔해지시길.

 

# 독일에 올 몇 가지의 방법에 대해서 적어 놓은 것이 있었다.

4가지 정도로 예상했는데 결국에는 남편의 취업으로 오게되었다. 예상대로 되는 일이 하나 없다. 불쑥불쑥 좋은 일이 벌어진다.

남편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