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다이어리

germanyduck | 2021-12-24

소피

2주간의 짧은 방학이 오면 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있다.

몸이 아프다. 역시 정신으로 부터 신체의 건강이 오는 것인가.

마치 2주 방학을 기다렸다는 듯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소피를 인식해야한다. 노인이 될 것인가…

germanyduck | 2021-10-09

아들과 무덤 산책

아들과 가끔 무덤 산책을 한다.

무덤 산책을 할 때면 “엄마 죽으면…” 이런 대화를 자주 하긴 하지만. 나쁘지 않다.

오늘은 아들이 먼저 산책 하자고 했다. 본인이 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서 안 가본 길로 계속 들어간다. 큰 무덤을 보다가 작은 무덤들도 본다. 미로 같은 길을 지나다가 여우를 봤다. 여우가 있다고 가보자고 여우가 지나간 길을 따라가니 다람쥐가 있다.

사람들이 먹이를 많이 주는지, 우리를 무서워하지 않는다.

햄스터를 키우고 나서 설치류를 좋아하게 된 우리아이는 다음에는 너트를 가지고 와야겠다고 난리를 쳤다. 잘해주고 싶다고 했다. 아들에게 나는 남한테 잘하지 말고, 집에 있는 우리집 꼬맹쓰에게나 잘하라고 했다. 그리고 길들이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래도 만나서 반가워!!

인형 아님 1.

인형 아님 2.

germanyduck | 2021-10-06

dem lebendigen Geist, 살아있는 정신

 

매년 10월이면 Anuga가 생각난다.

12년 전 Anuga 방문이 나를 이 곳으로 이끌었을까? 메세에 다시 가보고 싶다.

2년 뒤에는 쾰른을 방문할 수 있을까?

 

메쎄를 간건지, 놀러다녀온건지.. 왜 하이델베르그 사진이 있는건지;;

과거의 사진을 보다가 발견한 2009년의 하이델베르그 대학교 앞에서 찍은 사진.

Dem lebendigen Geist(직역을하자면 살아있는 정신에게)의 뜻은 그 때 알지 못하고 찍었겠지. 좋은 뜻일 줄은 알았을거다.

 

아무튼 발전하고 있다.

germanyduck | 2021-10-06

감탄

 

졸라맨으로도 깊은빡침(화)를 표현하는 아들의 그림에, 나는 오늘도 감탄한다.

germanyduck | 2021-10-04

시간이 난다

 

# 나는 아무 것도 한 일이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이 너무 바삐 지나간다.

# 한 달 만에 다시 시작한 운동은 숨쉬기만 해도 힘이 든다. 습습후후

# 옆집 남편들은 왜 내게 본인 부인의 서프라이즈 파티를 요구하는가! 하루 서프라이즈 보다 평소에 쭉 잘하는 남편을 원한다.

# 타이완식 만두를 배운다. 혹시 모를 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재미있었다.

# 가끔 다른 사람은 너무 쉽게 혹은 운 좋게 해내는 것 같은데, 나는 다른 사람보다 ‘손, 발, 시간을 들여야만 될똥말똥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 사람은 본인의 일을 겸손하게 표현하느라 그런거겠지… 라고 생각하자. 아니면 운 좋게 되는 일은 어쩌면 생각보다 값지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 원하는 방향의 삶으로 가기 위해 ‘손, 발, 시간을 더 들여야 되는 내 삶’에 불평하지 말자 다짐한다.

# 베를린에 오랫동안 산 이웃은 내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나는 어디든 잘 적응해서 살 수 있다.”

베를린 적응하는데 쓴 맛을 봐서 그동안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지만, 이건 외국생활의 긍정적 부분이다. “어디든 잘 적응해서 살 수 있다.”

# 03.10.2021 : 아들이 미래에 스스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을 하나 더 만들었다. 아들아 수고했다. 너 오늘 멋지더라!

# 정말 생각지도 않았는데,  지워지는 펜을 선물로 받았다. 이게 얼마만에 받은 응원인가. 고마워. 해내고 싶다.

germanyduck | 2021-09-09

그 입 다물라.

 

# 최은영 작가의 책을 읽는다.

여자 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한다.

내가 너가 아니기에, 내가 생각하는 것이 모두 옳은 것이 아니기에.

그것은 사실 내 일이 아니니까. 오지랖은 그만 피우시고, 나 본인이나 잘하시길.

한국에 오니 할 수 있는 표현이 많아졌나보다.

나는 꼰대이니, 이제 다시 그 입을 다물어야할 때가 온 거다.

예민하게, 마치 외국인인 것 처럼.

 

# 도대체 몇 번 어그러진 수술인가.

‘엄마가 못 미더운거네. 수술하는 본인이 제일 걱정 될 텐데…’

‘아니오. 이제는 걱정되지 않고 오히려 수술날이 기다려지기까지 합니다. 엄마가 내 걱정하며 마음쓰는 게 싫어요.’

 

# 아들과 남편이 보고 싶다.

germanyduck | 2021-09-02

9월 초

# 야심찬 나의 계획은 무너지고 있는 것인가.

내 뜻대로 안 되는게 역시 계획인 것 같다.

내 뜻대로 할 수 있는 것은 도대체 무엇인가?

 

 

# 고등학생 때 자주 가던 서점을 들렸다.
이 서점은 문제집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서점이다.

서점의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나는 나의 10대로 이동을 한다.
KF94 마스크를 뚫고 들어오는 이 익숙하고 친근한 종이 냄새! 미소가 번진다 🙂

그 때 서점 아줌마가 나타났다. 그리고 서점 아저씨도.
‘어머, 그대로시다.’ 뇌 한 쪽에 그들의 기억을 간직하고 있었나보다. 미소가 번진다 🙂

당시 노총각이던 책방 아저씨는 오랫동안 혼자 일을 하셨는데, 어느날부터 불친절한 아줌마가 등장했고 계속 같이 일을 하셨다. 학생들 사이에서 그 둘의 관계는 여러가지 추측들이 난무했다.

아저씨는 당시 훤칠한 외모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모자를 쓰고 계셨다.
아줌마는 틱틱 대는 거 같지만 우리가 요구하는 건 다 해줬었다.
이전과 달라진 건 그 곁에 같이 일 하는 세 명의 젊은 알바생과 택배박스 뿐인 듯 했다.

‘우와, 장사가 여전히 잘 되는구나!’ 미소가 번진다 🙂

그 때 저쪽에서 알바생이 뭘 물어본다.
‘엄마! 아빠! 이거 어떻게 해야하는거야?’

순간 이동의 시간이 끝났다.
나의 옛 과거의 냄새는 가끔 나를 재미있는 기억으로 이끌어 준다. 미소가 번진다 🙂

이런 것들이 없어지지 않길 바란다. 가끔 미소 짓게. 

 

# 축하한다, 아들. 보고싶다, 많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