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다이어리

germanyduck | 2021-06-04

그냥 그리고 동물

 

 

 

베를린에 드디어 날씨가 좋아졌다. 그냥 좋다.

이렇게 날씨가 (삶에 이렇게나 지대한 영향을 끼쳐) 중요하다는 걸 모르고 살았던 30년 간의 세월이란, 어떻게 보면 그것만으로도 행복한 삶 이었다.

 

마음이 잘 잡히지 않는다. 그냥 하면 되면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냥 잘 되지 않는다.
그래서 놀았다. 그냥 놀았다.

오랜만에 전화로 수다 떨고,
옆 집가서 같이 음식 만들어 먹고,
베를린에서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 집을 2년 만에 가서 먹고,
꼬맹이를 위해 2유로나 되는 간식을 구입하는 사치를 하고,
세차도 하고,
또 밖에 나가서 놀고.

이건 그냥 휴가 였다.
집에 있었는데 휴가를 다녀온 듯한 느낌은 코로나로 인해서 바깥 생활을 못 했다가 그래도 조금이나마 하고 싶은 일상 비슷한 것을 누렸기 때문일까.
아니면 5월 이면 보통 좋아지던 날씨가 6월이 되어서야 비로소 좋아졌기 때문이었을까.

날씨만 좋아져도 그냥 좋아하는 나는 정말 동물이다.

 

germanyduck | 2021-05-24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 운동 효과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운동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은 크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 운동을 한다.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효과가 있는 느낌이다.

건강이 없다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여전히 어깨가 아프지만, 그 전보다는 활력이 있다.

매일 아침에 해야한다.

 

독일과 한국의 빛은 다른걸까?

독일에서는 덜 씻게 된다. 휴가로 한국에 가면 얼굴에 잡티가 너무 많이 보이는 반면..

독일에서는 거울도 잘 보지 않고, 어찌 된게 씻는 것이 어쩐지 일이 된 느낌이다.

오랜만에 염색을 하니 젊어진 느낌이다. 뿌듯하다.

 

독일어가 잘 나오지 않는다.

독일에 살지만 말할 기회가 없어서 그런것 같다.

어떻게 해야할까. 미친년 처럼 혼자 이야기 해야하는 것인가? 또 독일어 수업을 들을까?

 

지금 내가 가진 가장 큰 걱정은 이 나이에, 이 실력으로 정말 공부 할 수 있을까?

시간이 4개월 남았다. 머리로는 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으면서도 답답하다. 하기 싫으나? 그럼 이렇게 살래?

 

아침에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 운동을 하면 이 모든 일은 다 이루어지리라.

 

마일리 사이러스 다리 워크아웃 바로가기

germanyduck | 2021-05-22

베를린 키타 자리는 없다.

 

갑자기, 불연 듯 집 근처로 키타를 옮기고 싶었다.

바꿀 생각이 전혀 없었다가, 집 근처로 바꾸고 싶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 순간 바뀌었다. 간사하다.

 

그 소망은 하룻밤의 달콤한 꿈으로 끝났다.

바꿀 수 있는 자리는 없고, 일 년 더 이런 생활을 해야한다.

 

R의 말대로 최소한 시도는 해봤으니 됐다. 그거면 됐다.

germanyduck | 2021-05-20

2021년 5월 3주차

 

# 아기다리고기다리던 VPD가 나왔다.

생각했던 대로 나왔지만, 학교가 정말 합격하게 된다면 그것도 문제로다.

Das wird doch was!

 

 

# 10대 때부터 그렇게들 나에게 허리펴고 다니라고 했던 게 이제서야 정말로 문제가 될 줄은 나도 정말로 몰랐다.

오래 된 나의 습관을 이제 버려야하다니……아쉽지만 안녕.

잘가라, 구부정한 어깨야… 오랫동안 네 덕분에 가슴이 작아지는 느낌이었어. 근데 어찌된 일인지 지금은 정말 작은거 같아.

germanyduck | 2021-05-16

2021년 5월 15일

 

털, 결혼을 축하해.

너가 내 결혼식에 지각을 해서 우리가 네 결혼식에 못 간건 정말 아니야. 🙂

germanyduck | 2021-05-16

2020년 6월 말: 외국에 온 걸 환영해!!

 

 

# 친구 사귀기, 사람과의 관계는 항상 어렵다.

특히 30대부터 타지 생활을 하며 사는 나는 그게 더 쉽지 않다. : 마음 맞는 사람을 만나는 것.

외로움이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고 살았다.

내가 항상 능동적으로 살아왔던 과거와 다르게 요즘에는 확실히 수동적이고 나 자신을 부정하는것 보면 뭔가 다른 심리적 상태라는 것을 느낀다.

누군가를 사귈 때에도 항상 조심스럽다. 이 사회는 좁고 좁으니까.

 

과연 타지생활은 무엇때문에 정신적으로 힘든 것일까.

코로나 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람들과의 교류가 적어져 심리적, 정서적 내려앉은 상태로 보인다.

나의 상태는 2020년 3월 코로나 시작 이전부터 그랬다.

나는 원래부터 사람들과 교류가 적은 사람인데, 과연 언어장벽과 그로 인한 사회적 관계에서 오는 그 간격으로 나의 심리와 정서가 변화한 것일까?

 

2018년 2월 처음 경험해 본 폭력적인 사태로 인한 것일까?

아니면 2018년 겨울 독일에서 새로 알게 된 한국사람과 싸운 경험때문일까?

둘 다 처음 경험해본 것들이다. 그리고 그 잔상은 여전히 꿈에 나타날 정도다.

 

2008년도 힘들었던 해였다.

취업은 안 됐고, 남자친구는 나를 배신 했고, 그는 그 해 여름 크게 다쳤고, 친했던 대학 친구는 (당연히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아무리 생각해봐도 알 수 없는 이유로 아무 설명 없이 연락을 받지 않았다.

2008년 이 일들로 나는 여전히 아프다.

 

과연 일련의 일들로 나는 더 단단한 사람이 됐을까?

아니다. 여전히 눈물이 나고, 여전히 꿈에도 나오니, 그냥 상처로 남은 거 같다.

하지만 그것들에 대해서는 많이 생각해봤으니 그만 됐다고 생각하려 한다.

 

올해는 한 것 없이 그냥 지나갔는데 이제 곧 있으면 4년 가까이 외국생활을 하고 있다.

독일어는 항상 놓지 않으려고 했던거 같은데 여전히 그 자리인 것만 같다. 그리고 난 여전히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았다.

다행히도 1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비디오콜이 요즘 세상에는 있어서 내가 과연 어디에 사는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이다.

 

오래 간만에 S 언니와 생각들과 마음에 대해 한시간 전화 통화를 하니 내 몸에 활기가 돌고 기분이 좋아져서 신기했다.

과연 소통의 부재로 인한 것일까?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

 

 

# 사람과의 관계에서 가장 지양해야하는 것은 ‘부러움’이라는 것을 언제부터 인가 느꼈다.

그 감정이 커져버리는 순간 그 관계는 더이상 이전의 것이 아니게 되어버린다.

‘나는 이런데, 너는 왜?’

그 감정이 생기지 않아야만 그 관계는 지속될 수 있다누군가는 운이 좋아보인다진짜 그런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 때 나는 물고기처럼 깨어있어야 한다

나는 내 방향으로 가면 된다

나도 그런 운 좋은 경우도 있었으니까그리고 또 내게 운 좋은 일들이 생길거니까.

 

누군가는 나를 보고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운 좋다고. 그런데 나는 내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언제 부터 인가 즐거운 일들을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말하지 않는다.

아마 그 시작을 7년 전쯤으로 보면 되겠다.

이미 한 참 전부터 자가를 소유하고 있는 친한 친구에게 우리가 드디어 월세에서 전세로 갔던 걸 말하지 않은 그 해부터.

30대가 되니 더 예민해진다. 신경쓸것도 많아진다. 그래서 새로 사람을 사귀는데 어렵다.

유지하는 것도 어렵다.

부러움, 그건 느낄 수는 있지만, 내가 지금 상대방에 부러움을 느끼고 있구나 인식하면 끝나는거다.

머리는 잘 아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이런 감정을 잘 느끼니이 감정에 항상 깨어있어야 한다.

목탁을 구입해야 하는건가.

germanyduck | 2021-05-16

2020년 6월 : 육아의 새로운 국면

 

어떤 어린이가 남해에서 독이 강력한 파란고리문어를 발견했다는 기사를 봤다.

당시에는 “어떻게 어린이가 저런걸 발견하지?” “자기가 풀어주고 신고한거 아냐?” 싶었다.

 

내 아이가 4살반이 되니 어린이는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어떻게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를 끊임없이 알고싶어 하는지… 파란고리문어를 충분히 알 수 있을거라 생각이 든다.

언제 부터인지 정확히 모르겠지만 거미, 전갈, 곤충과 어류에 관심이 많아졌다.

덕분에 나도 많은 것들을 알게된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아들은 그걸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항상해왔다.

아직도 나를 자근자근 밟고 가고, 앞에 앉아있다가 머리를 들어 코를 때려 눈물이 핑 돌 때가 있다.

하지만 항상 새로운 전환점이 있다는 점에서는 육아가 점점 재미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혼자서 화장실을 가서 No.1은 물론이고 No.2도 해결할 수 있고 가끔은 샤워도 혼자서 해낼 수 있는 문맹 어린이, 엄마가 목이 쉴 때까지 읽어줄게..

글 읽기는 6살 되면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