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16년 10월 끄적끄적

2021-05-02

14th October 2016,

 

# 독일에 온 지 2주가 지났다. 정말 정신없이 지나간다. 그 2주 동안 나는 입술 포진이 났고, 감기도 걸렸다. 내 덕분에 울 아들도 코감기에 걸린 지 오늘이 3일차다.

그 사이 아들은 그릇을 2 번 깼고, 침대에서도 한 번 떨어졌다.

남편은 2주 째 회사 근무와 한국에서 정리 못 하고 온 일 그리고 독일 정착에 필요한 행정적인 준비 등으로 바빠보인다.

 

# 운이 좋았다.

아들을 포함한 우리 가족 모두, 출발 전에 남편 취업은 기대하지도 않았는데 취업도 됐고 구하기 어렵다는 집도 한 달 전에 계약을 했다. 심지어 계약 전에 베를린에 도착했는데 집주인은 집 사용을 허락 해줬다.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독일에서 집 구하기와 직장 구하기가 해결되면서, 해야 했을 일들이 많이 생략 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세 명은 모두 육체적으로 힘들다.

너무 빨리 진행 되서 그런걸까? 힘든건 세 달정도 지나면 괜찮아 지겠지. 모두 힘!

 

# 탄생하신지 1년하고도 1개월이나 된 우리 아들은 독일에 와서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다.

한 발 한 발 떼기가 무섭게 걷는다더니 한 발 뗀지가 1주도 안 됐는데 이제 거의 서서 생활한다.

마치 원래 걸을 수 있었는데 안 걸었던 것 처럼. 그 덕분에 잠깐 세워두기 좋은데 그만큼 잘 봐야해서 이게 편해진 건지 힘들어진 건지 자웅을 겨루기가 어렵다.

 

# 집 문을 열면 아들은 소리를 엄청지른다. 짐작컨대 복도에서 목소리가 울리는 걸 신기해하는 것 같다.

‘아이고- 2층 아가 또 밖에 나가는 구만-‘

 

# 독일의 놀이터 바닥은 흙이다. 미끄럼틀, 시소 등 대부분은 나무로 만들어져있다.

친정엄마는 시골 같다고 했다. 독일 애들을 보니 방수바지와 함께 장화나 등산화를 신었길래, 아들에게도 방수바지와 장난감 삽을 사줬다.

삽질 잘하네-

 

# 울 아들의 발육은 남달라 놀이터에서 웬만한 독일아이 덩치에 기죽지 않는다. 다행이다.

 

# 이 곳은 기다림의 나라다. 진짜다. 이 기다림에 나는 ‘계산대에서 기다리는게 귀찮아서 뭘 사길 싫을 정도’가 되었다.

버스 기다림에도 지쳐서 버스 환승을 해도 되지만 30분정도의 거리면 차라리 걷는다.

아들이 좀 더 크면 자전거를 타야겠다.

 

# 유럽의 유모차 바퀴가 큰 이유는 대충 알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가지고 온 콤비 f2 plus가 곧 산산조각 날 수도 있을거란 건 전혀 짐작하지 못했다. 그래도 휴대용으로 이만한게 없다.

 

# 안멜둥할 때 가족 대표 한 명만 가서 해도 된단다. 이 정보가 없어서 울 아들이 힘들게 시내를 행차하셨다. 하지만 덕분에 점심을 푸드트럭에서 저렴하고 맛있게 그리고 빗 속에서 해결했다.

비자신청할 때에는 가족 모두 가야하는데, 외국인청 바로 앞은 딱 봐도 맛있어 보이는 음식점이 없다. 젠장.

 

# 비가 추적추적- 아기든 어른이든 비 맞는 건 예삿일이다.

그러나 오늘 날씨는 맑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