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Physikum : 독일 수의대 조직학+발생학

2023-08-31
옛날사람 공부방식 ㅋㅋ

오늘 시험은 너무할 정도로 어렵게 나왔다.
지금까지 본 altklausur와 다른 느낌이었다.

최선을 다해 공부를 열심히 했는데 시험이 너무 어렵게 나오면 힘이 빠진다.
게다가 시험까지 떨어진다면 호르몬은 고장 나 버린다. 머리와 마음의 불일치가 일어나 한번 해보자는 의지가 뒤로 쑥 물러나 버린다.

Histologie + Embryologie 시험 방식

그렇지 않아도 이 시험은 의외로 많은 학생들이 떨어진다고 들었다.
Histologie + Embryologie는 컴퓨터 실에서 두 시간 동안 시험을 본다. 문제는 각각 35문제 이하라고 하는데 1문제 당 질문이 5개씩 되는거 같다. 시험은 주관식, Richtig/ Falsch 등 다양한 형태의 질문으로 이루어져있다.

각 각 한시간동안 시험을 보는데 한 과목만 떨어져도 두 과목을 다시 봐야 한다. 무엇보다 눈이 아파서 힘들었다. 게다가 올해 시험은 체감 상 ‘이건 좀 너무 심한거 아닌가‘할 정도로 어려웠다. 내가 공부한건 뭐 였던가 할 정도로 많은 문제와 세세한 질문으로 지식을 체크했다.

Histologie의 경우 시험 시간이 조금 더 길었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 였다. 헛웃음이 나서 쓴 웃음을 하고 시험장에서 나가는데 교수님이 나를 불렀다. 시험 어땠냐고.
“교수님, 너무 어려웠어요.”

CRT모니터에서 벗어난 날이었던가? 치아는 볼 때 마다 느끼는 거지만 공간지각능력이 꽤 필요하다.

Histologie + Embryologie 시험범위

시험보기 바로 전 주까지 Histologie, Embryologie 두 과목 모두 마지막 수업이 있었다.
그러니까 시험범위는 지난학기때 시험 본 Histologie1과 이번학기에 한 Histologie 2, Embryologie 그리고 Histologie 1, 2의 Übung präparat까지 봐야 한다.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이 많은 양을 봐야만 한다.

시험 후기

Altklausur와 연습문제들을 체크했지만 이번 시험에서는 별 도움이 안 된것 같다. 그냥 기말고사와 수준차가 너무 심했다. Physikum은 역시 학기 시험과 다르다.

나오는 길에 친구에게 물어봤다. 넌 어땠냐.
1번 문제부터 당황했다고.
나도라고.
학생들마다 시험문제 순서도 다르고, 바로 옆 사람과 시험 과목도 다르다. 자리 배치에 따라 Histologie, Embryologie, Histologie, Embryologie 이런 순서로 본다.

나는 Embryologie 부터 봤다. 내 1번 문제는 발생학 문제라기보다 Anatomie문제였다. 나는 아직 비교해부학은 배우지 않았는데 Cervix 와 Uteus typ을 형태에 대한 문제가 Embryologie에서 나왔다.

왓츠앱에서도 비슷한 반응이다. 다들 나만 어려웠냐는 반응이었다. 보통 Altklausur를 다음 학년들을 위해 모은다. 우리 학년은 특히 잘 모으고 공유하는 편인데, 다른 때와 다르게 3~4 문제 정도 쓰여있었다. 다들 나와 비슷한 기분이었나 보다.

집에 와서 서류를 다시 정리했다. 다시 볼 수도있으니까 🙂
원래는 시험보고 나면 마치 다시는 안 볼 내용처럼 어딘가에 던져 놓는 나를 보며 우리남편을 나를 항상 놀렸다.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내가 몰랐던 내용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다음 달 다시 보는 시험처럼 정리해 두었다.

Amorphus globosus (Rind) : Fehlbildungen Körper

학교에 Gurlt’sche Sammlung이 있는데 여기에서 시험이 나왔다. Teratologie와 관련된 Präparaten들도 봐두면 도움이 될 듯하다.
https://www.vetmed.fu-berlin.de/einrichtungen/institute/we01/gurltsche_sammlung_startseite/gurlt_feuchtpraeparate/feuchtpr_gesamter_koerper/index.html

Formen der Gebärmutter bei Säugetiere

Uterus didelphis : Beuteltiere
Uterus duplex : vielen Nagetiere
Uterus bicornis : Halbaffen, Walen, Huftieren
Uterus simplex : Primaten

Cervix는 무엇을 썼어야했을까? 교수님이 수업 때 Beuteltiere는 Vagina가 2개라고 설명하면서 부럽다 내지 좋겠다고 해서 웃은 적이 있었다. Vagina duplex, simplex를 썼어야했을까? 그렇다면 젠장.. 너무 쉬운 문제를 틀렸군.

Physikum과 스트레스

나와 입학한 동기들은 이제 2주 뒤에 physiologie를 그리고 또 2주 뒤에 Anatomie도 시험을 본다. 그렇게 Physikum이 끝난다. Physikum이 다들 어렵다고 하는데에는 이유가 있다. 공부도 공부지만,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 대처가 제일이다.

아까 그친구에게 넌 스트레스 안 받냐고 하니 괜찮단다.
떨어지면 두번째 기회 때 다시 보면 된다고, 그리고 공부를 했다고 괜찮단다.

쿨내가 진동한다. 내가 아는 독일애들은 다 이렇게 말한다.
나는 쿨하지 않다. 떨어지면 괜찮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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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이 끝나고 바로 다음날 새벽 한국으로 떠났다.
에라 모르겠다. 놀고 먹고 여행하며 보낸 3주 휴가가 끝나가던 어느 날 오후, 결과가 나왔다. 합격이다. 아이고 감사합니다.

잘 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