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독일어, 숫자 쓰기 규칙: 이건 좀 신기했다.

2023-06-29

아들이 학교에 입학하지 않았다면 전혀 몰랐을 걸 발견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숫자와 글자를 자유롭게 배우고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독일은 신기한 것에 규칙을 부여하는 나라구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통일성이 있어 더 효율적이겠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한국에서 자유롭게 쓰는 숫자 때문에 딱히 곤욕스러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은데?라는 생각도 했다.
아니면 우리나라도 초등학교 1학년 때 한글과 숫자의 쓰기 획 순서와 규칙을 배우지만 무시하고 살고 있나? 라는 생각도 들었다.

* 혹시 해서 찾아보니 우리나라는 통일 된 한글 쓰기 획 순서는 있지만 숫자는 딱히 없는 것 같다. 숫자 1, 5, 7을 기준으로 찾아봤는데, 이 곳 저 곳 순서와 모양이 다 다르다.

우선, 독일의 마침표와 쉼표

독일에서 마침표와 쉼표를 우리나라와 달리 쓰고 있다는 건 익히 유명하다.

소수점 아래 자리와 1,000자리를 표시할 때 우리나라와 다르게 마침표(.)와 쉼표(,)를 반대로 쓰고 있다. 학교에서 화학, 수학 계산을 할 때 이게 은근히 헷갈린다. 이게 소수점을 말하는 건지, 천 자리를 말하는 건지 신경쓰고 봐야 한다. 핸드폰 계산기도 독일어이라면 자동으로 당연히(!) 독일식으로 적용하니 주의해야한다. 근데 알고보니 그 외에도 다양하게 다르다.

알파벳 : 가로축이 먼저? 세로축이 먼저?

결론적으로 말하면, 알파벳을 쓸 때 우리나라 사람은 가로 축을 먼저 쓰는 경향이 있는 반면, 독일은 세로를 먼저 쓰는 경우가 많다. 아마도 필기체와 연관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2학년이 되면 필기체를 배운다니 그 때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나도 그 때 같이 배우기로 했다.
동서양의 관점이 달라서 그럴까.
신경 안쓰고 있었는데 신기했다.
남편과도 비교해 봤는데, 우리 아주 창의적으로 글을 쓰고 있었다.

내가 독일식과 다르게 쓰고 있는 알파벳은 : A, E, F, G, H, I(i), N, T, X
개인적으로 E, T, X의 쓰는 순서가 신기했다.

  • 이 글을 보는 한국인은 아마도 E를 ‘한글 ㅌ(티긑)’ 쓰듯이 쓰고 계실 듯 🙂

숫자 쓰기 : 정해진 규칙이 있다.

숫자 1과 숫자 7 때문에 에피소드가 많다. 호텔에서 준 번호를 잘 못읽은 경우도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1과 7을 쓰는 방법이 제 각각이다. 하지만 여기는 숫자 쓰는 방식이 한가지다.

숫자 5도 세로 축을 먼저 쓰고 가로 획을 나중에 쓴다.
우리처럼 다양하게 본인 스타일대로 쓰지 않는다.

한가지 더 신기했던 건 숫자 9다. 9를 쓸 때 아래 꼬리 부분을 앞으로 꼰다.
아들아, 수학은 스피드가 생명이야. 꼬지마. 라고 했는데, 학교 선생님이 이렇게 쓰라고 했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꼬는거 까지 통일하다니… 신기했다.
그리고 그냥 지켜보기로 했다.

신기해!!

이건 소문자 g가 아니라 숫자 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