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베를린 생활 블로그

독일 수의대 1학년 : 농장실습(Landwirtschaftliches Praktikum)

2022-09-14
예쁜 송아지. 모든 새끼는 이쁘기도 하지요 🙂

1학년엔 농장실습

1학년 1학기가 끝나고 2주간 landwirtschaftliches Praktikum(농장실습)을 다녀왔다.

이 농장실습은 3학기가 끝나면 보는 두번째 국가고시 Physikum의 전제 조건이다. 그래서 1학년 1학기 혹은 2학기 방학기간에 무조건 해야만 한다.

학교에서는 1학기 끝나고 학교와 연계 된 곳에서 실습하는 것을 추천했다. 2학기 끝나고는 Vorphysikum을 봐야하는 것도 있고, 학교에서 주체하는 프로그램이 1학기 끝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개인적으로 가게 된다면 4주간 실습을 해야만 한다고 했다.

나는 1학기가 끝나고 학교에서 주체하는 5 곳 중에서 가장 가까운 브란덴브루크주에 있는 Groß Kreuz에서 2주간 실습을 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2주간 그 곳 기숙사에서 숙식을 해결했지만, 나는 여전히 6살 어린 아이가 있기에 며칠은 그 곳 기숙사에서 자고, 거의 대부분은 새벽 3-4시에 집에서 출발했다.

농장 실습에서 뭘 하지?

이 실습으로 나는 얻은 것이 많다. 대표적으로 두 개만 말하자면, 베를린 도시 운전자에서 고속도로(아우토반)를 운전하는 운전자가 되었다는 것과 실제로 농장에서 많은 대동물들과 생활하며 대동물에 조금 더 관심 갖게 된 것이다.

2주간 Groß Kreuz 농장에서 새벽과 오후에 실습을 했고, 오전 9시부터 12시 사이에는 대동물과 관련 된 수업을 했다.

짧다면 짧은 이 실습에서 다양한 것들을 보기도 하고 직접 해볼 수도 있어서 좋았다. 소가 혼자서 새끼를 낳는 장면, 수의사가 난산에 도움을 주는 장면, 소 뿔 제거를 하는 것도 보았고, 착유, 소 몸무게 재기, 소 피 뽑기, 소변 검사, 장 검사까지 여러 번 직접 해 볼 수 있었다. 소똥 제거의 달인이 된 것은 물론이다.

인상에 남는 것?

인상 깊었던 것은 독일에서 대동물 수의사도 대부분 여자라는 것을 확실히 알았다는 거다. 내가 알고 있기로 한국에서는 여전히 대동물은 남자가 대부분이다. 또 수의대 입학정원에서도 남녀 성비가 그렇게 차이나지 않는 걸로도 알고 있다. 하지만 독일은 대학 입학생은 물론이고 대동물, 소동물 할 것없이 몇 십년 전부터 수의사 대부분이 여자다. 실제로 이번 실습에서 만난 대동물 수의사들도 다 여자 였다. 몇 년후면 우리나라에도 대동물 수의사로 많은 여성들이 활동하지 않을까?

유투브를 통해서 한국에서는 어떻게 하는지 가끔 보는데 실제로 한국 농장도 궁금하다. 기회가 되면 방문해보고 싶다.

야외에서 길러지는 소들 관찰하는 일도 하기도 하고, 울타리 제거 설치하는 일도 했다. 새벽 5시부터 일과가 시작하는 날도 있었고, 어떤 날은 밤에도 일과가 있었는데… 이건 피검사를 하기 전에 찍은 건가? 안녕?
귀여운 양들 먹이를 주거나, 우리 청소를 하기도 했다. 낮에는 보통 야외에서 생활을 하는데, 밖으로 모는 일도 했다. 독일에서는 소는 태어나자마자 어미에게서 분리를 시킨다. 애착이 생기기 전에 분리하는게 원칙이다. 반면 내가 간 곳의 양들은 그렇지 않았다. 엄마랑 쭉 살다가 암컷이면 암컷 대로, 수컷이면 수컷 대로의 삶을 살다가 생을 마감한다. 대동물 중에서 가장 행복한 삶을 살다가 인간에게 음식을 제공하고 죽는 양의 생이 가장 괜찮다고 개인적으로 결론 내렸다.